2018년 8월 28일 화요일

올리버 색스,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오래전부터 내 책장에 꽂혀 있던 책이다. 오래 전 팟캐스트에서 소개받고 냉큼 구입했던 책인데 구입한지 2~3년은 된 듯하다. 그러다 전자책 도서관에서 대여가 된다고 되어 있어 냉큼 대출받고 다운받아 읽게 되었다. 결국 책장에 꽂혀 있는 책은 한 페이지도 넘기지 못한 채 그대로 꽂혀있다.

예전에 한 독서 모임에서 한 선생님께서 이 책을 읽고 나서 속 썩이는 많은 아이들을 다시 바라보게 되었고, 조금 더 이해해주기로 마음을 먹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나도 책을 다 보고 나니 그런 기분이다. 이상하다고만 생각한 사람들이 다른 이유가 있을 수 있겠구나 싶기도 하다. 물론 아이들을 직접 대한다면 또 이 마음이 달라질 수 있겠지만, 아직은 넓은 마음을 가진채이다.

올리버 색스는 정신과 의사가 아니라 신경과 의사이다. 정신과와 신경과의 차이가 무엇일가 생각해봤다. 우리가 흔히 정신질환이라고 부르는 증상, 공황장애나 우울증, 조울증 등 이런 질환은 마음의 상처라고 생각을 했다. 궁극적인 치료는 아니겠지만, 증상을 완화시키기 위해서 호르몬이나 신경전달물질 조절약을 사용한다. 이 부분은 신경과와 연결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궁극적인 치료는 사람의 관심과 사랑이 필요한 부분이 정신질환이 아닐까 생각한다.

많은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나오지만 결국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해 본 것은 기억이다. 과거를 기억하지 못한다면 자아라는 것이 존재할 수 있을까? 주변 사람들 "서울"이라면 생각하는 것들은 현재 나에게는 모두 과거의 기억이고 기억의 집합이다. 이런 과거의 기억들이 내게 없다면 주변 사람들이 나를 "서울"로 생각을 해줄까? 어려운 문제이다. 서울은 서울인데, 뭔가 부족한 서울로 생각을 해줄 듯 하다. 슬펐던 많은 영화의 주인공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인공지능에 대한 이야기와 연결해 컴퓨터가 '자아'라는 것을 가지려면 역시 과거의 '기억'을 가져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2001 스페이스오딧세이'에 등장하는 할(HAL) 인공지능 역시 과거의 기억을 가지고 있기에 자신의 생존을 위해 무서운 선택을 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기억이 중요하기에 많은 경험 역시 중요하다. 과거의 기억들이 나를 만든다면, 그 기억들을 만드는 것이 경험이기 때문이다.

투렛증후군에 대한 이야기나 추상적인 사고와 구체적 사고에서 우월한 것이 무엇인가 하는 저자의 관점 역시 흥미로웠다. 다양한 사람들에 대해 나 역시 조금 더 넓은 마음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참고로 교보문고에 올리버 색스에 대한 저자 소개 페이지를 보면 신경과라고 해놓고 정신과 의사로 써뒀다. 수정이 필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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